생의 수레바퀴를 돌아 구석구석을 감싸는 지구의 연인이 되고 싶었다. 여행과 사진의 감각으로 현실의 어둠을 걷어내고 싶었다.
무한한 긍정의 힘으로 세계지도를 들고 미지의 땅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가까운 아시아에서부터 아메리카,유럽, 중동, 아프리카, 남미까지 눈빛과
몸짓으로 소통하며 교감한지 어언 20여년이 지났다.
나는 태생적으로 빛의 무리를 닮았는지도 모른다. 이미 예견된 운명인 듯 여행은 자연스럽고 즐거웠다. 나를 둘러싼 인연의 매듭을 단단히 엮어가며
함께 즐기기를 망설이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족을 모시고 가는 마음으로 마일리지를 쌓고 또 쌓았다. 때론 고객들과 주홍빛
술잔에 젖은 대화가 눈물을 찔끔 자아내기도 했지만 그것 또한 정이 넘치는 추억의 한 자락이 아니겠는가.
그동안 수없이 촬영한 사진들 속으로 들어온 세상을 펼쳐볼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 사랑과 환희, 그리움과 연민, 기쁨과 서글픔, 뿌듯함과
아쉬움, 고통과 인내가 담긴 진솔한 세상의 모습을 사랑한다. 그것을 사랑할 수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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